변압기 받는데 160주 소요…K-전력기기 증설 경쟁
캐파 늘려도 초과 수요 감당 벅차
북미 생산거점 키워 AI 시장 공략
2026-09-17 15:05:53 2026-09-17 15:23:36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전력망 교체·확충 수요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전력기기의 리드타임(계약 후 납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수년 단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전력기기 업체들이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하고 있지만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공급난이 계속되는 모습입니다.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은 최대 전력 시장인 북미를 중심으로 증설과 수주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 북미 생산법인. (사진=HD현대일렉트릭)
 
17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라이사드에너지의 ‘재생에너지·전력 전망 2026’ 보고서에 따르면, 변압기 리드타임은 160주를 넘어섰습니다.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전기화가 전력 인프라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주요 시장의 전력망 연결 대기 기간도 5~7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대형 전력변압기 조달기간이 최대 4년에 달하고, 평균 리드타임이 2021년 이후 거의 두 배로 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초과 수요에 업체들이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공급 병목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라이사드에너지가 지난 5월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력망 설비투자액은 6500억달러를 넘어 2020년의 두 배 수준에 이를 전망입니다. 올해 변압기 생산능력은 전력 용량 기준 약 200GVA(기가볼트암페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부분 전력변압기의 납기는 12개월 이상이며 대형 제품은 24개월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K-전력기기는 최대 수요처인 북미를 중심으로 수주고를 쌓는 동시에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298040)은 이달 미국 빅테크 2곳에서 AI 데이터센터용 초고압변압기 총 3865억원을 수주했습니다. 올해 8월까지 신규 수주 약 9조3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수주를 이미 넘어섰으며. 현지 생산기지인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도 증설 중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미 앨라배마 제2공장을 건설해 현지 변압기 생산능력을 약 50% 확대할 계획입니다. LS ELECTRIC(010120)(일렉트릭)도 미 유타 생산 거점에 2500억원을 투자해 공장 면적을 약 6배로 확대하고, 배전 솔루션 생산능력을 연 5000억원 규모로 늘릴 방침입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로 초고압변압기뿐 아니라 배전 설비까지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글로벌 업체들도 북미 지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중입니다. 히타치에너지는 15일(현지시각) 미국 미시시피주에 5억2800만달러를 투자해 신규 변압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신공장은 인근 기존 공장보다 두 배 이상 크며, 변압기 생산능력도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늘려 2029년 생산에 돌입한다는 목표입니다.
 
이 같은 신규 생산능력 투입에도 AI 데이터센터·전력망 현대화·전기화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전력기기 공급 병목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765킬로볼트(kV) 초고압변압기 등 고부가 제품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며 “변압기뿐만 아니라 배전으로도 수요가 확대돼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