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겉치레가 아닌, 몸에 밴 마음
2026-09-17 18:35:49 2026-09-17 18:35:49
지난 15일, 나는 어제 내 집무실에서 묵묵히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지켜보았다. 아니, 묵묵히 청취했다는 말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하루 종일 이어진 질의와 답변을 들으며, 그리고 최근 연이어 보도되고 있는 그를 둘러싼 비판 여론을 접하면서 나는 무거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정치적 목적이나 여론의 향방을 떠나서, 내가 알고 지내온 김승원 후보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에 진심이었던 사람이다. 나는 선천적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중증시각장애인이자, 세상의 시선 속에서 늘 약자이자 소수자로 살아온 사람이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진심과 겉치레를 구분하는 데에는 남다른 감각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내가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여러 장애인 관련 행사와 지역 행사에 초대받아 김승원 후보자를 마주할 기회가 종종 있었다. 그때마다 그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가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고, 형식적인 인사치레가 아니라 시각장애인들의 현안과 어려움을 진심으로 묻곤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시각장애인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미담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앞이 보이지 않는 이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먼저 말을 건네고, 비록 멀지 않은 거리라도 자신의 팔을 내밀어 안내 보행을 도왔다는 이야기였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각장애인의 특성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갑자기 큰 소리로 "도와드릴까요" 하고 다가오거나 상대의 팔을 덥석 잡아끄는 것이다. 선의에서 비롯된 행동이지만, 정작 당사자에게는 당혹스럽고 불편한 순간이 되기 쉽다. 반면 시각장애인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게 배려를 건네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내가 겪어본 김승원 후보자는 분명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것이다. 장애인을 위한다고, 장애인 관련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하는 정치인은 많다. 그러나 장애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 어려움이 무엇인지 몸으로 체득한 정치인은 극히 드물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려 애쓰는 사람은 흔치 않다. 적어도 내가 곁에서 지켜본 김승원 후보자는 그런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지금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검증 절차를 통해 낱낱이 밝혀지고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마땅한 순리다. 다만 나는 그와 함께했던 시간 속에서 느꼈던 진심 하나만은 이 자리를 빌려 전하고 싶었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오로지 오늘의 논란만으로 결정되지 않기를,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향해 그가 보여주었던 꾸밈없는 태도만큼은 부디 함께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의호 대한안마사협회 중앙회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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