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디지털자산 전문 매체 <디지털애셋>에서 작성했습니다.
[디지털애셋 박상혁 기자] 최근 포켓몬 카드 관련 국내 오프라인 행사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며 화제를 모은 가운데, 가상자산(디지털자산) 생태계에서도 포켓몬 카드 기반 NFT(대체불가능토큰) 수요가 높아지며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중에게 익숙한 ‘실물 수집품’으로 토큰화 영역이 확장되고, 거래 자체도 더 안전하고 간편해진 점이 주목받는 포인트입니다.
지난 1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일대에서 열린 포켓몬스터 30주년 행사에 대규모 인파가 운집했다.(사진=뉴시스)
포켓몬코리아는 지난 1일 포켓몬 30주년을 기념해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을 열었습니다. 이 행사에는 첫날부터 예상 밖 인파가 몰렸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행사 개최 장소였던 성수동 카페거리에 4만명, 서울숲에 12만명 등 총 16만명이 모였습니다. 인파가 몰린 이유로는 행사에 참여하면 받을 수 있었던 잉어킹 프로모 카드가 꼽혔습니다. 이 카드는 행사 참여자에게 지급되는 한정 카드로, 행사 직후 리셀 시장에서 곧바로 가격이 붙었습니다. 리셀 웹사이트 크림을 보면, 지난 1일 기준 잉어킹 프로모 카드 시세는 28만6000원을 형성했습니다. 무료 행사에 참여한 보상품이 수십만원대 수집품으로 바뀌자 팬덤 수요와 되팔이 수요가 동시에 몰린 것입니다. 결국 포켓몬코리아는 4일 “안전을 이유로 잉어킹 프로모 카드 현장 지급을 중단하고 추후 변경된 지급 방식을 공지하겠다”고 인스타그램에 밝혔습니다.
실물 없는 ‘디지털 소유권’ 한계
이 사태는 포켓몬 카드가 단순 캐릭터 상품을 넘어 가격이 형성되는 수집 자산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포켓몬 카드는 팬덤, 희소성, 오프라인 경험, 리셀이 결합된 대표적인 실물 수집품 시장으로 꼽힙니다. 이용자는 카드를 갖기 위해 현장에 모이고 시장은 그 카드에 즉시 가격을 매깁니다. 특히 이런 구조는 최근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나타나는 포켓몬 카드 NFT 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과거 NFT 생태계는 ‘실물 없는 디지털 소유권’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2021~2022년에는 BAYC, 크립토펑크 같은 PFP NFT가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PFP NFT는 프로필 사진으로 쓰기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아바타형 NFT로 통상 커뮤니티 소속감이나 멤버십 가치를 내세웁니다. 그러나 이때의 NFT 시장은 지속가능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거래량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디지털 이미지에 대한 희소성만으로는 장기 수요를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지난 7일 기준 NFT 정보사이트 크립토슬램을 보면, NFT 거래량은 2022년 5월 7일 대비 약 98% 폭락했습니다.
실물 카드 NFT, 꾸준히 성장
반면 실물 포켓몬 카드 기반 NFT 시장은 2022년 이후 디지털자산 생태계가 침체를 겪었을 때도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NFT가 단순 이미지를 거래하는 것을 넘어 실물 카드에 대한 소유권과 상환권을 함께 담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7일 기준 디지털자산 매체 더블록 자료를 보면, 4월 20~26일 주요 포켓몬 카드 NFT 거래소들의 주간 매출은 약 538만달러(약 78억원)로 9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습니다. 이 거래소들의 핵심 모델은 실물 카드의 토큰화입니다. 이용자나 판매자가 등급이 매겨진 포켓몬 카드 등 실물 수집품을 거래소에 보내면, 카드는 제3자 커스터디(수탁) 기업에 맡겨집니다. 이후 거래소는 실물 카드에 대응하는 NFT를 발행합니다. 이 NFT는 블록체인상에서 거래될 수 있고, 구매자가 원할 경우 실제 카드를 배송받을 수도 있습니다.
포켓몬 카드 NFT 거래소에서 NFT는 포켓몬 카드 이미지를 소유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실물 카드가 커스터디 기업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고, NFT는 그 카드에 대한 디지털 소유권 증서처럼 작동합니다. 이용자는 실물 카드를 매번 배송받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사고팔 수 있습니다. 카드 거래 때마다 포장, 배송, 통관, 분실, 훼손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됩니다. 실물 카드는 커스터디 기업에 그대로 있고 소유권만 블록체인상에서 이동하는 구조입니다.
지난 7일 기준 최근 1년 포켓몬 카드 NFT 주요 거래소 주간 매출 추이.(이미지=디지털애셋)
거래소들의 매출도 소유권이 블록체인 안에서 움직일 때 발생합니다. 매출 기준 세계 최대 포켓몬 카드 NFT 거래소 코트야드 약관에 따르면, 회사는 실물 자산의 수령, 보관, NFT 등록 및 재등록, 상환 시 배송 등을 포함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코트야드는 이용자의 NFT 구매금액 중 일부를 수수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외부 거래소에서 코트야드 NFT가 거래될 때도 수수료가 적용됩니다. 상환 과정에서도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코트야드 자료에 따르면 보관된 카드는 언제든 전세계로 상환할 수 있지만 이용자는 상환 신청 뒤 고객인증(KYC) 절차를 거치고 배송비와 세금을 부담해야 합니다. 수요가 많은 시기에는 카드당 2달러(약 2900원)의 처리 수수료가 붙을 수 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실물 포켓몬 카드를 받으면 카드와 연결된 NFT는 소각됩니다. 하나의 실물 카드에 대해 실물과 NFT가 동시에 따로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송창석 블롭 웹3 디렉터는 “포켓몬 카드 NFT를 취급하는 거래소들의 구조는 기존 NFT 거래소와 다르다”라며 “기존 NFT 거래소들이 디지털 파일의 희소성에 대한 거래를 지원했다면 포켓몬 카드 NFT 관련 거래소들은 실물 수집품의 거래 편의성을 지원한다”고 <디지털애셋>에 설명했습니다.
RWA 토큰, 대중화된 사례
포켓몬 카드의 가치는 포켓몬이라는 지식재산권(IP), 감정업체 등급, 희소성, 실물 보관 신뢰에서 나옵니다. NFT는 실물 포켓몬 카드 가치를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전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따라서 포켓몬 카드 NFT 붐은 단순 NFT 시장의 부활이 아니라, 실물자산(RWA) 토큰화가 수집품 영역에서 대중화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모종우 언디파인드랩스 공동창업자는 <디지털애셋>에 “최근 RWA 토큰화 생태계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토큰화 펀드 비들(BUIDL)과 같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와 ‘토큰화 국채’를 중심으로 빠르게 커졌다. 또 디지털자산 거래소 불리시가 글로벌 주식명의개서대행사 에퀴니티를 인사한 사례처럼 전통 금융기관까지 토큰화 시장에 진입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포켓몬 카드 NFT는 이런 RWA 토큰화 흐름이 국채·펀드·증권 같은 금융자산을 넘어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수집품 영역으로 확장된 사례”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결국 핵심은 NFT 자체가 아니라 실물 자산의 보관, 진위 확인, 상환 가능성 및 이를 온라인에서 빠르게 거래할 수 있게 만드는 유동성 인프라”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상혁 기자 seminomad@digitalasset.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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