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의 선거 공보물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은 ‘이재명정부 원팀’을 전면에 내세운 걸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낮은 정당 지지율을 반영하듯 자당보다는 후보 개인의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민주당 공보물에선 ‘이재명정부’, ‘국민주권정부’, ‘원팀’ 같은 표현이 반복됐지만, 국민의힘의 것에선 장동혁 대표 존재감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이 공보물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이재명 대통령과의 연결성이었습니다. 50%를 상회하는 이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도를 지방선거 승리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경기도 추미애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원팀”을, 세종시 조상호 후보는 “이재명정부의 일하는 세종시장”을, 경북 오중기 후보는 “이재명과 함께 경북을 일으킬 사람”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6·3 지방선거 공보물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이재명 원팀'을 내세우며 이재명정부와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시계방향으로 경기도 추미애 후보, 세종시 조상호 후보, 전북 이원택 후보, 경북 오중기 후보 공보물.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보물 갈무리)
전북 이원택 후보는 “전북의 이재명”, “이재명과 이원택은 하나”라는 표현까지 썼고, 강원 우상호 후보는 자신을 “대통령이 보낸 사람”, “실세 도지사”로 규정했습니다. 경남 김경수 후보 역시 “이재명과 함께 경남은 경수다”를 반복했고, 공보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도 실렸습니다.
공보물에 이 대통령 사진을 실은 건 경남 김경수 후보를 포함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민형배 후보, 부산 전재수 후보, 인천 박찬대 후보, 대전 허태정 후보, 세종 조상호 후보, 경기 추미애 후보, 강원 우상호 후보, 충북 신용한 후보, 충남 박수현 후보, 전북 이원택 후보, 경북 오중기 후보 등 12명에 달했습니다.
공보물 구성도 ‘국정 비전 브로슈어’를 방불케 했습니다. 인공지능(AI),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메가시티, 균형발전, 반도체, 우주항공 같은 국가전략산업 키워드가 거의 모든 지역에서 반복됐습니다. ‘국민주권’, ‘기본사회’, ‘기후전환’, ‘균형발전’ 같은 거대 담론도 등장했습니다. 지방정부를 단순 행정기관이 아니라 국가 대전환 프로젝트 일부로 설명하려는 흐름이 강했습니다.
충남 박수현 후보는 “대한민국 AI 수도 충남”을, 부산 전재수 후보는 북극항로·AI 항만 전략을, 인천 박찬대 후보는 GTX와 경제자유구역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경북 오중기 후보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500만 메가시티”, “제조 AI·바이오 벨트”, “경북형 에너지 연금”을, 경남 김경수 후보는 “부울경 메가시티 30분 생활권”, “GTX급 광역철도망”, “우주항공방산 메가클러스터”를 각각 전면 배치했습니다.
국민의힘, 개인 브랜드 강조
반면 국민의힘 공보물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민주당이 ‘이재명 원팀’을 강조했다면 국민의힘은 중앙당과 지도부를 사실상 지우고 후보 개인 브랜드와 현직 프리미엄을 내세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서울 오세훈 후보는 “시작된 변화, 압도적 완성”, 충남 김태흠 후보는 “말이 아닌 결과”, 강원 김진태 후보는 “그래도 도지사는 김진태”, 경북 이철우 후보는 “결단과 뚝심, 경북은 이철우!”를 핵심 구호로 사용했습니다. 경남 박완수 후보는 “경남과 사는 남자!”, “확실한 도지사”를 전면에 내세우며 토박이·현직 이미지를 강조했습니다.
6·3 지방선거 공보물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은 개인 브랜드와 숫자를 강조했다. 시계 방향 순으로 서울 오세훈 후보, 충남 김태흠 후보, 울산 김두겸 후보, 인천 유정복 후보 공보물.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보물 갈무리)
국민의힘 공보물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건 숫자였습니다. 현직으로서 성과를 증명하려는 의도입니다. 인천 유정복 후보는 ‘경제성장률·출생률·혁신평가 1위’를, 충남 김태흠 후보는 “국비 12조·투자유치 49조”, 경북 이철우 후보는 “민간투자 78조”, 울산 김두겸 후보는 “투자유치 36조원”을 강조했습니다.
부산 박형준 후보는 관광객 증가와 투자 유치 규모를, 대전 이장우 후보는 트램 착공·방사청 이전·기업투자 증가를 각각 그래프와 수치로 시각화했습니다.
특히 국민의힘 공보물은 ‘CEO형 행정가’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제주 문성유 후보는 “경제 전문가가 책임지겠습니다”, 대구 추경호 후보는 “대한민국이 검증한 프로 경제통”, 경기 양향자 후보는 “돈 버는 경기도”를 각각 전면 배치했습니다.
디자인도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민주당 공보물은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 연설 장면, 파란색 중심 정치 행사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반면 국민의힘은 그래프·조감도·산업벨트 지도·성과 도표를 훨씬 많이 사용했습니다.
국민의힘 후보 중 장동혁 대표의 사진을 쓴 건 경북 이철우 후보가 유일했습니다. 그마저도 대구경북-국민의힘 예산정책협의회를 설명하는 장면에서 회의에 참석한 장 대표의 얼굴이 작게 노출된 수준입니다. 오히려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배치, 지지층 결집을 꾀했습니다.
미래산업 키워드…후보 공통
다만 두 당 모두 AI, 반도체, 광역철도, 메가시티, 우주항공 같은 미래산업 키워드를 핵심 의제로 내세웠다는 공통점도 있었습니다. 과거 지방선거 공보물보다 산업·투자·광역교통 비중이 훨씬 커졌고, 사실상 ‘지역 산업전략 경쟁’에 가까운 흐름이 나타난 겁니다.
개혁신당과 진보정당은 양당과 다른 문법을 사용했습니다. 개혁신당은 “확 갈이”, “거대 양당의 낡은 행정”, “오답지 2개가 아닌 합리적 선택지”처럼 짧고 강한 슬로건을 반복했고, 진보당은 “부자 경남, 가난한 도민시대 졸업!”, “좋은 일자리 울산 대전환”, “견제와 균형” 같은 노동·복지·불평등 중심 메시지를 전면 배치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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