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반등세'…인구구조 개혁은 '숙제'
아이 울음 늘었지만 '자연 소멸' 진행형
'수도권 편중·초고령화' 과제도 산적
'후기 노인' 급증, 부양 기하급수적 우려
"지엽적 장려책 넘어 거시적 구조 개혁 필요"
"구조 전반에 대한 근본적 개혁 속도내야"
2026-05-27 16:49:42 2026-05-27 16:56:55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최근 출생아 지형에 고무적인 변화가 불고 있습니다. 저출산 위기에 놓였던 출생아 수가 21개월 연속 늘었기 때문입니다. 결혼·출산의 청년층 인식 변화가 긍정적 추세 흐름을 견인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현 지표가 주는 낙관론에 대한 경계감도 있습니다. 반등세가 완연한 회복기 진입을 뜻하는지, 일시적 착시에 불과한지 냉정한 진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특히 ‘수도권 집중’과 ‘저출산·고령화’라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구조 문제가 얽혀 있어 경제 구조 개혁의 가속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27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3월 출생아 수는 2만52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4% 증가했습니다. 3월 출생아 수 증가율은 1981년 집계 이래 동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입니다. 월별 합계출산율도 0.93명으로 0.15명 늘었으며, 1분기(1~3월) 누적 합계출산율은 0.95명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4월22일 경기 고양시 한 병원 신생아실에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출생아 증가 흐름은 21개월째입니다. 팬데믹 기간 미뤄진 혼인의 집중과 일·가정 양립 및 돌봄 분담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 개선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됩니다. 3월 혼인 건수는 2만1112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10.1% 늘었습니다.
 
그러나 지표 이면에는 인구 구조를 위협하는 구조적 모순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국 17개 모든 시도의 세부적인 밀도를 들여다보면 격차가 여전합니다.
 
3월 출생아의 55.3%(1만3946명)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수도권은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50.8%, 국내총생산(GDP)의 52.5%, 일자리의 58.5%가 쏠린 곳입니다.
 
일자리와 인프라를 찾아 수도권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주거비 부담, 경쟁 압박 등 출산 여건의 질적 저하도 동시에 겪고 있습니다. 청년이 떠나간 지방은 출생아 숫자가 소폭 반등(대구 975명 등)해도 출산 가구의 절대적 모수가 적어 ‘지방 소멸 위기’를 타개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출생아가 늘었음에도 사망자 수가 이를 압도하는 ‘인구 자연감소’는 현재진행형입니다. 3월 사망자 수는 3만1423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3% 증가했으며 한 달간 6224명이 자연 감소했습니다. 1분기 기준 사망자는 9만8131명으로 출생아 수(7만5013명)를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석 달 만의 자연소멸은 총 2만3118명에 달합니다.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고령화의 질적 구조 변화는 더욱 심각합니다. 단순히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것을 넘어, 전기 노인(65~74세)에 비해 만성질환과 치매 유병률이 높고 일상생활 기능이 제한되는 75세 이상 ‘후기 노인’ 비중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향후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의료·돌봄 등 사회적 비용과 부양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한 경제학자는 “출생아 반등을 지속 가능한 흐름으로 이어가기 위해 인구 지형과 지방 소멸, 고령화 문제 등 경제 구조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앞서 열린 경제 패러다임 전환 콘퍼런스에서 김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지방 소멸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정부는 균형발전 정책을 지속해 왔으나 그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며 “기존의 지역별 ‘업종 선정+보조금 지원’ 방식의 지역산업 정책이 실제로 기업의 투자·성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실증적 평가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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