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롯데렌탈 매각 무산에 꼬인 유동성 전략…롯데그룹 부담 커지나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 구주 매각대금 회수 차질
롯데지주 신종자본증권 1500억원, 9월 스텝업 도래
2026-05-27 06:00:00 2026-05-27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1일 19: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롯데그룹이 추진하던 롯데렌탈(089860) 지분 매각이 최종 무산되면서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짜놓은 그룹 유동성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롯데케미칼(011170) 회사채 담보 제공과 롯데건설 유동화증권 후순위 투자 등으로 이미 계열 지원 부담이 상당 수준 쌓인 호텔롯데는 물론 롯데지주(004990)까지 추가 자산 유동화 압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주사의 하반기 신종자본증권 스텝업 시점이 맞물리면서 롯데렌탈 매각대금 회수가 늦어질수록 그룹 차원의 자산 유동화와 차환 부담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롯데지주)
 
1.57조 회수 차질…호텔롯데 지원 여력도 시험대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와 주요주주 부산롯데호텔의 지분 매각에 관한 주식매매계약이 거래 종결 선행조건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 불성취 확정으로 해제됐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이 추진하던 롯데렌탈 매각이 최종 무산되면서 1조 5000억원 규모의 매각대금 유입을 전제로 짜였던 그룹 자금 조달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3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2%를 총 1조 5728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바이오와 호텔 등 핵심 사업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도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거래가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롯데그룹은 다시 새로운 현금 확보 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롯데그룹 측은 "거래 관련 제반 사항에 대해 양사 간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더 이상 거래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라며 "롯데렌탈이 실적과 성장성을 바탕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다양한 잠재 투자자들과 협의를 이어가고, 시장 상황과 회사 중장기 성장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내 거래 마무리를 목표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렌탈은 현재 호텔롯데가 38.14%, 부산롯데호텔이 23.0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호텔롯데가 이미 그룹 내 유동성 지원 역할을 떠안으면서 우발채무 부담이 상당 수준 누적돼 있다는 점이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그룹 신사업 핵심 축으로 꼽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지분 20%를 확보하며 지난해 말 2144억원을 출자했고 올 4월에도 286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이전에도 롯데건설 신종자본증권 관련 자금보충약정과 프로젝트샬롯 1500억원 자금대여 등 그룹 차원의 지원에 참여해왔다. 단기적으로는 그룹 유동성 대응에 기여했지만 이 과정에서 계열사 차입 부담과 우발채무 역시 함께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그룹 차원에서 롯데렌탈 재매각 의지를 강조한 만큼 향후 속도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매각 가격이 기존 계약 대비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롯데렌탈 사업 자체의 가치가 훼손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매각 시에도 당초 매각 금액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겠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부족분이 발생할 경우 추가 자산 유동화 카드를 써야 할 수도 있다"라면서 "잠재 매수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연내 마무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신용평가 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시장에서는 올해 초부터 어피니티로의 매각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롯데렌탈 매각 무산이 직접적으로 그룹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실제 거래가 마무리됐다면 호텔롯데의 유동성 부담 완화에는 일정 부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종자본증권 스텝업 하반기 집중…차환 부담 현실화
 
 
롯데그룹의 자체 현금창출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지주사이자 그룹 자금 조달의 핵심 축인 롯데지주의 현금흐름 역시 수년째 마이너스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이 영업활동과 투자활동 이후 실제 확보하는 자금 규모를 의미하는 별도 기준 현금 과부족은 2022년 -7619억원에서 2023년 -3969억원, 2024년 -3574억원, 지난해 -3210억원으로 지속적인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다. 자회사 실적 약화에 따른 배당수익 감소, 고금리와 차입 확대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계열 관련 자금 소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재무적투자자(FI) 풋옵션 행사에 따른 1814억원 규모 순현금 유출과 롯데바이오로직스 누적 출자 부담도 현금흐름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누적 출자 금액은 현재 60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여기에 하반기부터는 신종자본증권 차환 부담도 본격화된다. 일반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은 5년 경과 시점에서 발행사가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과 미상환 시 금리가 높아지는 스텝업 조항이 함께 적용된다. 시장에서는 스텝업 이전 차환 발행이 사실상 관행처럼 자리잡고 있지만 롯데지주의 경우 상환일정이 하반기에 집중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지주의 2025년 말 기준 기발행 신종자본증권은 625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1500억원에 대한 첫 금리 상향 시점이 오는 9월 30일 도래한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IB토마토>에 "2024년 이후 발행이 확대된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채 성격이 강하다"라며 "지난해 기준 잔액이 6250억원까지 증가했고 대부분 발행 후 2년 이내 스텝업 시기가 도래할 예정인 만큼 차환 부담 역시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롯데그룹이 추가 자산 유동화와 교환사채(EB) 등 대체 조달 수단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유형자산과 투자부동산 장부가는 2340억원 수준이다.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합산 부동산 자산도 지난해 말 기준 20조원에 달한다.
 
다만 자산 유동화 여력이 곧바로 재무 부담 완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발채무까지 감안하면 실제 재무 부담은 단순 장부 수치보다 크다는 평가다. 롯데케미칼 회사채 담보 제공과 롯데건설 PF 지원, 신종자본증권 관련 자금보충 약정 등이 동시에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추가 유동화 자산을 시장에 더 내놓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라며 "최근 롯데칠성 부지 거래 사례처럼 외부 매각보다는 그룹 내 자금 여력이 있는 계열사들이 자산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현금을 확보하려는 만큼 내부 거래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핵심 자산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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